[스카이캐슬] 정아씨, 지금 예서 성적이 문제가 아니에요

By 2019년 1월 11일금융의 이치

여기 권력과 재력을 대물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네가 있다. 바로 명문 사립대학교인 주남대학교 소속 의사들과 로스쿨 교수 등이 모여 사는 ‘스카이 캐슬’. 이곳 엄마들은 자식들을 아버지와 같은 직업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다. 욕망의 성에 사는 염정아(한서진)의 재무 상태를 점검해보았다.   

“지금은 학종시대에요.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고요.”

‘통장에서 용 난다’고 믿는 염정아. 그녀는 자소서 대필, 첨삭을 받아서라도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고 싶다. 반면 학력고사 전국 1등 출신인 남편 정준호(강준상)는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 학교 성적만 좋으면 된다며 입시 코디네이터 고용을 반대한다. 결국 그녀는 시어머니에게 수십억 원을 빌려 입시 코디네이터 김서형의 손을 잡는다. 겁도 없이.

나쁜 부채의 좋은 예

부채도 자산인 세상이라지만, 이는 좋은 부채에나 해당하는 얘기다. 좋은 부채는 대출금을 지렛대 삼아 수익을 낸다. 하지만 그녀는 대학교수 봉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빌려 장기적이면서 불확실한 투자처인 교육에 사용했다. 게다가 시어머니가 마지막 기회라며 내어준 돈이니 소박맞는 건 보증금쯤 되겠다. 누가봐도 인생 전반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대출. 정아씨는 왜 이런 돈에 손을 댔을까.

 

“그래야 내 딸들도
최소한 나만큼은 살 수 있을테니까.”

모든 건 자식을 위해서였다. 염정아는 딸 예서를 위해 두 번이나 무릎 꿇었다. 한 번은 시어머니에게 딸의 입시 코디네이터 비용을 빌리기 위해, 두 번째는 코디에게 딸을 맡기기 위해. 부모가 자식 때문에 무릎 꿇는 게 대수는 아니겠지만, 그녀의 자식 사랑은 볼수록 뒷골이 당긴다. 도덕적으로 어긋나는 행동은 기본이고 ‘강남 아파트 한 채 값’ 짜리 입시 코디를 고용도 서슴없이 하기 때문이다. 

사교육비 VS 노후 준비

‘자식이 실패하면 그건 쪽박 인생이야’라며 염정아는 자녀 교육에 올인한다. 그녀만큼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한 지원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실제로 자녀가 있는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에듀푸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모든 것을 희생해서 자녀 교육에 쏟아붓는 것, 과연 괜찮을까. 일반적으로 사교육비 비중이 높은 시기는 40~50대. 문제는 같은 시기에 노후 준비도 끝내야 한다는 점이다. 사교육비와 노후 준비는 시소 같다.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한쪽은 내려갈 수 밖에 없다. 무리한 교육비 투자는 결국 빈약한 노후를 불러온다. 

 

당신은 빛 좋은 개살구형

돈을 좋아하고,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니 부자가 될 기본 조건을 갖춘 셈이다. 다만 소비 불균형으로 ‘빛 좋은 개살구’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 소비구조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부모된 입장에서 쉽진 않겠지만 교육비는 소득과 장래의 재정계획이 방해받지 않는 범위로 수정하고 아이에게도 지원해줄 수 있는 한계를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아이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지만 무한한 경제적 지원보다는 한계를 알아야 빨리 경제 개념도 생기고 자립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내장 선지를 팔던 주정뱅이 딸이라는 비밀이 밝혀진 이상 이래저래 예서한테 노후를 맡길 수도 없는 상황. 하루 빨리 노후 설계를 시작해야 한다. 엄마 노후가 준비 안 됐다는 걸 안 순간, 예서는 분명 이렇게 내뱉을 테니까. ‘아우씨, 짜증 나.’